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    • 그저 그런거나

      날짜 : 2025. 01. 28  글쓴이 : 관리자

      조회수 : 2503
      추천 : 0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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      • 큰 집엔
        금그릇 은그릇이 있고
        나무그릇 질그릇 다 있다셨네.

        나는 그 중에 뭐 되어 곱게 뵈나?
        금그릇이야 어림있나
        은그릇도 될 수 없어
        나무그릇 그거 돼도 잠도 안 오겠다만
        윤도 없는 질그릇 그런거나 되었으면.

        성령의 오짓물 입혀지면 더 좋겠네.
        그래서 그 왜 그런거 있지
        갓이 큰 어르신네 상에서도
        제 실 참 잘 해낸 조선의 뚝배기
        더도 말고 그저 그런거나 되었으면.

        아니지, 뚝배기는 이 빠지면 개밥그릇
        금이 가도 테 메우면 새로 쓰이는
        큼직한 독 그러거나 되었으면.
        믿음도 담고 소망도 담고
        사랑도 아구까지 차게 담아 갈릴리 가나의 돌항아리 여섯처럼
        주인에게 곱게 뵈어 귀히 쓰이는
        질그릇 그저 그런거나 되었으면.


        권숙월 시인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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