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    • 은총을 내려 주시는구나

      날짜 : 2024. 08. 14  글쓴이 : 관리자

      조회수 : 3214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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      • 은총을 내려 주시는구나.
        야속하다 싶을 만큼 묘하게
        표 안 나게 내려 주시는구나.
        슬쩍 떠보시고 얼마 있다가
        이슬을 주실 때도 있고
        만나를 주실 때도 있고
        밤중에
        한밤중에
        잠 못 이루게 한 다음
        귀한 구절 하나를 한 가닥 빛처럼
        내려보내 주실 때도 있다.
        무조건 무조건 애걸했더니
        이 불쌍한 꼴이 눈에 띄신 모양이다.
        얻어맞아도 얻어맞아도
        그저 고맙다는 시늉만을 했더니 말이다.
        시늉이건 참이건
        느긋하게건 절대절명에서건
        즉시 속속들이 다 아신다. 다 아신다.
        그러니 오히려 안심이다.
        벌거벗고 빌면 그만이다.
        은총을 내려 주시는구나.

        성찬경(1930~2013)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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